[내향인으로 살아남기] 허성태, 엄태구 어떻게 이런 사람들이... 신기하지만 이해합니다
[내향인으로 살아남기] 허성태, 엄태구 어떻게 이런 사람들이... 신기하지만 이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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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향인으로 살아남기'는 40대 내향인 도시 남녀가 쓰는 사는이야기입니다. <편집자말>
[신재호 기자]
얼마 전 즐겨보던 TV 프로그램 <냉장고를 부탁해>에 배우 허성태가 출현했다. 평소 강렬한 캐릭터와 밝고 코믹한 캐릭터를 오가며 연기 장인의 모습을 보여주어 오래전부터 팬이었다. 예능프로그램에 나와서도 얼마나 '끼'를 보여줄까 기대가 되었다.
▲ 연예계 대표 내향인 배우 허성태 영화나 드라마 중소기업중앙회
속에서는 카리스마 넘쳤던 배우 허성태는 실제 극 내향인이다
ⓒ JTBC
등장부터 심상치 않더니 방송 내내 다른 패널들과 눈도 잘 마주치지 못하고, 주목이라도 받으면 어쩔 줄 모르고 부끄보금자리론 디딤돌대출
러워하길래 깜짝 놀랐다. 그간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던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은 어디에 있단 말인가. 저런 내성적인 모습으로 어떻게 에너지 넘치는 연기를 하는지 신기했다.
알고 보니 배우 허성태는 연예계에서도 유명한 내향인 배우였다. 수줍은 모습을 보이다가도 카메라만 돌아가면 내재된 끼가 폭발하며 전혀 다른 사람처럼 돌변하감정가이하
는 것이었다. 비단 배우 허성태뿐 아니라 요즘 다양한 부업을 표현하며 대세 코미디언으로 불리는 이수지 또한 식당에 가면 반찬도 추가 주문 못 할 정도로 내성적인 사람이라고 한다.
그뿐 아니라 극 내향인으로 이미 유명한 배우 엄태구 또한 강인한 외모와 달리 사람들 앞에 서면 긴장해서 말도 잘 못하는 성격이란다. 이런 사람들이 남들에게 '보이신혼부부주택구입대출
는' 직업을 갖고 있다는 것 자체가 아이러니였다.
하긴 세상의 반이 내향인이고, 내향인과 외향인의 차이는 에너지의 방향성이지 크고 작음은 아니니까, 그중에서도 끼가 넘치고 드러나길 좋아하는 사람이 분명히 있기 마련이다. 나 역시 내향인이지만 내 안에도 관종의 피가 흐르고 있다.
어릴 때부터 사람들에게 주목받길 바랐다. 외자동차캐피탈
향인과 차이라면 그걸 좋아하면서도 막상 그런 관심이 집중되면 부끄러워 숨고 싶은 양가적 감정이 오갔단 점이랄까.
내향인도 관심 받고픈 욕구가 있다
"따르릉. 따르릉"
외근을 다녀와서 자리에 앉자마자 사무실 전화벨이 요란하게 울렸다.
"감사합니다. OO과입니다.""어. 나 센터장인데, 이국민임대주택
번에 외부 발표하나 신 과장이 맡아주었으면 좋겠네. 우리 대표 사업을 알릴 중요한 기회니깐 준비 잘하고."
"아…. 네. 알겠습니다."
전화를 끊고, 부담되는 마음도 있었지만, 마음 한쪽에선 쿵쾅대는 심장을 주체 못 했다. 순간 눈앞에 커다란 화면이 나타나 많은 청중 앞에서 신나게 떠들어대는 내 모습이 떠올라 짜릿했다. 부산공무원대출
익숙한 모임에서 낯선 사람 한 명만 나타나도 바짝 긴장하고 말도 잘 못하면서 어떻게 수많은 사람 앞에서 강의할 땐 하나도 떨지 않고 술술 말하는지 나도 참 모르겠다.
사실 어릴 땐 지독한 발표 불안에 시달렸다. 그때만 해도 국어 시간이 되면 선생님은 번호나 날짜를 활용해서 학생들이 꼭 일어나서 국어책을 읽게 시켰다. 그때부터 심장은 몹시 차담보
뛰기 시작하더니 일어서서 읽기라도 하면 얼굴은 새빨갛게 변하고 땀은 주체할 수 없이 흘렀다. 말은 어찌나 버벅대던지 주변에서 들리는 "킥킥" 대는 소리는 더욱 작게 만들었다. 어떻게든 앞에서는 덜 피하려 노력했다.
그러다 대학에 입학하고 신나게 놀다가 2학년이 되어, 편입해보겠다고 부족한 학점을 채우기 위해 수강한 여름학기 과목이 '레크리코픽스변동금리
에이션의 이해'였다. 신청할 땐 몰랐는데, 실습으로 조별로 참가한 학생들 대상으로 레크리에이션 실습을 해야 했다. 하필 조원 중에 가장 어렸던 내가 발표하게 되었고, 하루에도 수십 번 도망가고픈 생각이 들었지만, 학점을 위해서 어쩔 수 없이 해야 했다.
즉흥성, 순발력이 부족한 내가 택한 방법은 시연이었다. 빈 강의실서민전세자금대출이자연말정산
을 찾아 수십 번 강의 시연을 했다. 그리고 발표 당일 무대 앞에 섰는데, 신기하게 떨림보다는 좋은 흥분이 찾아왔다. 그때 처음 알았다. 나는 사람들 앞에서 말하는 걸 좋아하는 참 좋아한다는 것을.
▲ 우수강의안 및 교수법 경진대회 전국 기관 대상으로 실시한 강의 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하다
ⓒ 신재호
그런 끼는 직장에 들어와서도 빛을 발했다. 입사하고 5년 차쯤 되었을 때 교육 부서에서 일했는데 그때 전국 기관을 대상으로 강의 대회가 열렸다. 평가 위원으로 외부 전문가까지 불렀다. 내가 발표자로 정해졌고, 정말 피나게 준비했다. 야근을 밥 먹듯 하고, 눈 감고도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시연했다.
그렇게 치러진 대회에서 덜컥 대상을 받았다. 소문은 바람을 타고 멀리 퍼져 조직에서 강의를 잘하는 사람이란 각인이 되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사내에서 있는 듯 없는 듯 존재감이 없었는데 한순간에 주목받게 되었다.
"신대리 조용한 줄만 알았는데 이런 끼가 있는 줄 몰랐네.""강의 정말 좋았어. 알고 보니 타고난 강사였네."
물론 겉으로는 부끄러워 도망치듯 자리를 피했지만, 속으론 좋아서 어쩔 줄 몰랐다. 이후에도 강의할 기회가 자주 주어졌고, 조직 생활의 강력한 무기가 되었다.
내향은 에너지의 방향이지 결코 약점이 아니다
작년에 기사 한 편이 확 다가온 적이 있다. LG 전자에서 35세에 최연소 임원이 되었던 조준호 전 대표의 이야기였다. "내향인은 크게 성장하지 못한다는 선입견, 깨고 싶었어요"란 기사 첫 문구만으로도 읽게 만들었다. 기사에 따르면, 그는 대학 때 MT도 못 갈 정도로 소심한 내향인이었다. 회사에 입사해서도 적응에 쉽지 않았지만 포기하지는 않았다.
그가 성공 비결로 삼은 세 가지가 있었다. 첫째, 내향성은 '소극적'과 동의어가 아니다. 둘째, 한 달에 한 번 '내 성과'를 정리하라. 셋째, '기회'는 내 경험과 성과를 따라온다. 하나하나 공감되는 말이었다.
내향성이 일에 있어서 소극적인 것과 동의어는 아니었다. 오히려 맡은 일을 차분히 집중해서 완료하고, 그런 성과를 치밀하게 정리하고 차곡차곡 쌓아, 찾아온 기회에 멋지게 보여주어 성공의 밑거름으로 만들었다. 어쩜 내가 회사 생활하면서 철칙으로 삼았던 것과 똑같은지 깜짝 놀랐다.
내향인은 성향상 어느 곳에서든 바로 눈에 띄지 않는다. 그렇다고 낙심하거나 실망할 필요는 없다. 내가 잘 할 수 있는 것이 분명히 있고, 그걸 찾아 꾸준히 갈고 닦는다면 언젠가 찬란하게 빛날 순간이 반드시 찾아온다. 혹여나 내향인이란 굴레에 사로잡혀 시작도 하기 전에 포기한 적이 있다면 지금부터라도 용기를 냈으면 좋겠다. 내향성이 약점이 아닌 강점으로 분명 힘이 되어 줄 테니깐.
《 group 》 내향인으로 살아남기 : https://omn.kr/group/intro
'내향인으로 살아남기'는 40대 내향인 도시 남녀가 쓰는 사는이야기입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개인블로그 및 브런치에도 실립니다.